스마트폰 사후서비스는 '뒷전'..제조사-통신사 핑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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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사후서비스는 '뒷전'..제조사-통신사 핑퐁만
  • 김미경 기자
  • 승인 2013.05.15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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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해결기준 '빛 좋은 개살구'...주먹구구식 AS에 소비자 원성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판매에만 열을 올릴 뿐 정작 사후서비스는 뒷전이라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쇄도하고 있다.

14일 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대표 최현숙, www.consumerresearch.co.kr)에 따르면 올 1~4월 소비자고발센터 등에 접수된 스마트폰 AS 관련 불만상담은 247건으로 1월 85건, 2월 47건, 3월 63건, 4월 53건이 발생했다.

잦은 고장으로 AS센터를 수차례 방문해도 기기에는 이상이 없고 어플에 문제가 있다며 초기화나 업그레이드만 해준 뒤 수리이력으로 잡지 않아 환불이나 교환을 거절한 사례가 83건(33.6%)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 소비자에게 고장원인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는 등 무상수리를 거절한 사례가 51건(20.6%) △ 불친절, 말바꿈, 업무능력 부족 등 서비스센터 수리기사에 대한 불만이 23건(9.3%) 등의 순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한 스마트폰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새로 산 스마트폰에 하자가 있을 경우 10일내 문제를 제기하면 교환이나 환불을 받을 수 있다.1개월 내 문제 제기 시 교환 또는 무상수리, 1년 내 문제제기는 무상수리가 가능하다. 단, 동일 하자에 대해 2회 수리했으나 하자가 재발하는 경우 또는 여러 부위 하자에 대해 4회까지 수리했으나 하자가 재발한 경우 교환이나 환불이 가능하다.

문제는 AS센타들이 이 규정을 교묘한 방법으로 빠져나가 환불이나 교환, 무상수리를 해주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애플 등 제조사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 양 측이 '어느쪽 문제인지 파악이 안 된다'는 이유로 서로 책임을 미뤄 애먼 소비자들만 애를 태워야 했다.

◆ “무제한 리퍼라고 해놓고 이제와 정책변경”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김 모(여)씨는 최근 휴대폰 송수신 문제로 AS센터를 찾았다.

다른 사람이 전화해도 잘 울리지 않았고 어쩌다 한번 연결이 되면 몇 마디 못하고 뚝뚝 끊겨서 들리다가 먹통이 되거나 아예 끊어지는 일 빈번했기 때문에 졌다. 문자도 뒤늦게 오고 거는 전화도 신호음이 울리지 않을 때가 많았다.

기기를 확인해보고 기기를 교체를 해주겠다던 AS센터 측은 "AS이력상 4번 리퍼받은 기록이 있다. 정책변경 관계로 본사로 제품을 보내 리퍼받을 수 있는 사유인지 심사를 해야 하며 4~5일 이상 시간이 걸린다"고 안내했다.

김 씨는 “AS센터에서 기기 이상이 확인됐는데 왜 리퍼받은 기록이 있다는 이유로 본사로 보내야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유상으로 리퍼받아 리퍼후 90일 안에 이상있으면 무제한 리퍼라고 해놓고 이제와 정책변경이라니...이게 말이 되냐”며 분개했다.

이에 대해 A사 관계자는 “제품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내부적으로 한번 더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사망' 판정받은 침수 휴대폰, 자연 건조 후 멀쩡해져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사는 김 모(여)씨는 지난달 5일 고등학생인 딸의 휴대전화가 침수되는 바람에 B전자 서비스스센터를 찾았다. 전날 등교를 준비하면서 비몽사몽 화장실에 갔다가 휴대전화를 변기에 빠뜨렸다고.

서비스센터 직원은 “메인 기판이 손상돼 최소 15만원 이상의 수리비가 예상된다”며 “메인기판 교환 이후에도 액정 손상 가능성이 있고 휴대폰에 저장된 사진과 전화번호부는 살릴 수 없다”고 안내했다.

15만원이란 돈을 들여 수리해도 잘못되면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말에 김 씨는 수리를 포기하고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자포자기하고 일주일인가 지났을 무렵 혹시나 하는 생각에 휴대전화의 전원을 켰고 휴대폰은 언제 고장 났냐 싶게 멀쩡했다. 들어 있는 사진, 전화번호 모두 이상 없이 나타났다.

김 씨는 “만약 그날 메인보드를 교체했다면 돈은 돈대로 들고 사진이나 전화번호 등 중요한 자료들은 몽땅 날아갔을 것”이라며 “대형 제조사의 AS에 대한 불신이 생겼다”고 황당해했다.

이에 대해 제조사 관계자는 “침수라는 고장유형의 특성상 담당 엔지니어의 점검 시점에 여러 가지 불량유형이 발생하면 한정적인 시간 안에서 제품의 점검과 수리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며 “이 과정에서 정말 드물게 자연 건조가 되면서 성능이 회복되는 경우도 있지만 드물게 발생하는 예외적인 현상까지 안내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 불량 스마트폰 해결법이 주기적인 초기화와 앱 1일1회 제한?

스마트폰을 구입한 경남 진해에 거주하는 김 모(남)씨는 사용 1개월 후부터 상대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고 화면이 튀고 흔들리는 현상으로 제조사와 통신사를 번갈아 방문해야 했다.

C조사 AS센터에서 교품을 받은 지 한달만에 다시 동일 증상이 나타나자 재방문해 휴대폰 결함에 대해 문의했고 AS직원은 "스마트폰은 기기 자체의 고장이 아닌 프로그램 때문에 발생되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기기 점검을 권했다.

진단 결과 '프로그램 충돌은 없지만 제품을 주기적으로 초기화 하는 것이 좋고 어플은 하루에 하나씩만 설치하고 기기 전원을 자주 ON/OFF하라'며 이후에도 같은 현상이 발생될 경우 부품 교환을 약속받고 돌아왔다.

다소 황당한 AS직원의 설명을 믿고 따랐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현상이 또 발생돼 AS센터를 찾았지만 이번에는 말을 바꿨다. 프로그램 충돌로 인한 증상이 아니라 고쳐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김 씨는 “AS센터 안내대로 최신 버전 업그레이드와 앱 하루 하나 설치, 전원 키고 끄기 등 모든 걸 반복해도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은 기기 자체의 결함 아니냐”며 “매번 초기화에, 스마트폰의 필수인 앱 설치에 1일 1회 제한이라니 참 어이가 없다”고 기막혀했다.

이에 대해 제조사 관계자는 “일부 제품에서 발생하는 증상으로 보여지며 AS직원의 상담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문제해결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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