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렌탈업체가 해묵은 위약금을 무려 3년이 지난 뒤 뜬금없이 청구하며 신용하락으로 위협해 소비자가 분개했다.
"수년간 어떤 안내도 없다 느닷없이 진행된 미납 청구가 어이없다"는 소비자 이의제기에 업체 측은 "납부 과정에 혼선이 있었던 점은 정상 처리가 됐으며 문자메시지 등으로 수차례 납부 안내를 했다"는 입장은 굽히지 않았다.
15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에 사는 노 모(남)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달 초 청호나이스로부터 한 통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내용인즉슨 3년 전 해지한 정수기 위약금 4만 원 가량을 납부하지 않으면 신용등급이 하락된다는 황당한 내용이었다.
3년 전 개인적인 이유로 렌탈중이던 청호나이스 정수기를 정상적으로 해지하고 타 사 정수기로 갈아탔다는 것이 노 씨의 설명.
처음엔 스팸 메시지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신용등급 운운하는 대목이 찜찜해 정수기업체로 문의하자 문자메시지와 동일한 내용의 설명이 이어졌다.
노 씨는 해지 당시 위약금 여부도 재차 확인했고 설마 금액이 남아있다한들 3년이 지나서야 연락한 사실을 납득할 수 없다고 이의를 제기했지만 업체측의 미납금 납부 종용은 계속 됐다.
해지 후 아무런 연락이 없었던 것에 따져 물었지만 제조사는 전산상으로 미납이라는 사실만 강조하며 "4월 말까지 납부하지 않으면 신용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위협했다.
실랑이가 길어지자 업체 측은 위약금 납부 영수증을 제출하면 감면해주겠다고 안내했지만 3년 전 납부 영수증을 가지고 있을지 만무했다.
노 씨는 "3년 전 이미 해지한 정수기 위약금을 내라는 것부터 황당했는데 신용등급 하락 운운하며 협박까지하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면서 "만에하나 체납된 금액이 있었다손쳐도 3년이 지나서야 이야기를 꺼내는 저의를 알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청호나이스 측은 조사 결과 3년 전 위약금 납부 과정에서 혼선이 있었고 현재는 정상 납부처리가 됐다는 입장이다.
업체 관계자는 "현재 퇴사한 당시 담당 엔지니어가 위약금을 빼돌려 회사에 전달되지 않아 전산상 미납이 된 것이었고 현재는 정상 납부처리가 됐다"며 "해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미납 통보를 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약 후 1년 뒤부터는 추심업체에서 수금 업무를 담당했는데 수차례 문자메시지를 보내도 손 씨가 스팸문자인 줄 알고 넘어갔던 것 같다"며 "뜬금없이 3년 만에 위약금을 청구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노 씨는 "직원이 빼돌린 위약금으로 소비자를 겁박하는 기업이라니...어이가 없다"고 기막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