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품 팔고도 진짜라고 우기면...짝퉁 의심 제보 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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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품 팔고도 진짜라고 우기면...짝퉁 의심 제보 폭주
  • 최혜원 기자
  • 승인 2013.10.16 0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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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가품 시장 커지며 소비자 불안도 높아져..5가지 확인 요령

가짜 명품 유통이 크게 늘어나면서 고가에 물품을 구입하고도 진품인지에대한 확신이 없어 불안해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그러나 가품 의혹이 들어도 이를 확인할 수있는 방법이 거의 없어 발을 구른다.

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대표 최현숙 www.consumerresearch.co.kr)가 운영하는 소비자고발센터에는 올해만 70명이 넘는 소비자가 가품이 의심된다는 내용의 제보를 남겼다.

온라인몰에서 명품 가방을 구입했지만 막상 AS를 받기 위해 매장을 찾아갔다가 뒤늦게 가품인 것을 알았다거나, 모임에 가지고 나갔다가 망신을 당한 사례도 있었다. 대부분은 제품의 질이 떨어져 가품임을 의심하지만 업체 측에서 진품이라고 주장할 경우 ‘울며 겨자 먹기’로 이를 수용하는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 가품 의혹 수입 화장품, 소비자가 직접 성분 분석 의뢰

인터넷을 통해 남성용 화장품 ‘아라미스’ 제품을 구입한 윤 모(남.55세)씨는 가품이라는 의심이 들어 성분 검사까지 의뢰했다.

30년 동안 이 제품을 사용한 윤 씨는 지난 5월 26일 오픈마켓에서 백화점보다 1만4천원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것을 보고 두 개를 6만8천원에 구입했다. 하지만 특유의 시원한 향이 나지 않아 가품임을 의심하고 업체 측에 항의하자 수입면장을 보여주며 백화점에서 파는 정품과 동일한 물건이라고 해명했다.

윤 씨는 그 길로 백화점에서 동일한 가마에서 제작된 정품을 구입한 뒤 식약처 산하 기관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다. 분석 결과는 윤 씨의 주장대로 PH와 알코올 농도에 차이를 보였고, 이를 근거로 제시하자 그제야 업체 측은 제품을 수거해 알아보겠다고 나섰으며 이후 1% 정도 성분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씨가 직접 식약처 산하 기관에 의뢰해 받은 성분 분석 결과지.


윤 씨는 “분명 이상한 점을 발견해 항의를 한 것인데 가품일 리가 없다며 소비자의 주장을 완전히 무시하는 업체 측 태도에 화가 났다”며 “30년 동안 사용한 연륜이 있어 확신이 있었던 것이지 일반 소비자는 아무 것도 모르고 넘어갔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아라미스’ 제품의 인터넷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하이코스 관계자는 “판매한 제품이 가품이라는 주장은 민감한 사안이라 신중하게 진행한 것이지 소비자의 주장을 무시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똑같은 가마에서 나온 제품의 성분이 1%나 다를 수 있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못했다.

◆ 재질 등 가품 의심되는 지갑 판매 후 "싸게 샀으니 됐잖아~"

서울 송파구 석촌동에 사는 이 모(여.22세)씨 역시 같은 브랜드 제품을 여러 차례 사용해 본 결과 가품인 것을 알아차릴 수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온라인몰 N마켓에서 명품지갑을 구입한 이 씨는 물건을 받자마자 가죽 재질 등이 정품과 다른 것을 알아차렸다. 그동안 3차례 같은 브랜드 지갑을 사용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씨는 가품임을 확신하고 온라인몰에 항의했지만 “위탁판매를 하는 물건이라 진위 여부는 모르겠지만 싸게 샀으니 된 거 아니냐”는 무책임한 대답으로 의혹을 증폭시켰다.

여러 차례 항의한 끝에 제품 환불을 받은 이 씨는 “처음 구입하거나 제품을 오래 사용하지 않은 사람은 재질이 다른 것을 전혀 모를 것 아니냐.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대로 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N마켓 관계자는 “판매업체가 정품임을 주장하고 있고, 수입신고필증 등 정품임을 입증할 서류를 공유하겠다고 밝히고 있다”며 “제품에 불만족할 경우 100% 반품 및 환불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 명품 구입 시 지켜야 할 5계명

가격이 비싼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구입하는 것은 부담이 되고 온라인쇼핑몰에서 구입하자니 불안하다. 가품의 의심에서 벗어날 수있는 5가지 행동요령을 알아두자.

1. 온라인에서 구입한 제품들고  해당 브랜드 매장을 찾아가라

온라인몰에서 저렴하게 구입한 제품의 진위 여부가 불투명하다면 물건을 받은 박스째 들고 오프라인 매장에 가면 된다. 명품 브랜드 매장 직원은 대부분 진품/가품 구별법을 따로 교육받기 때문에 조금만 살펴보면 진위 여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없을 때는 확인을 회피하기도 한다. 그럴 경우 본사 고객센터에 연락해 정품인지 확인하고 싶다고 하면 제품을 수거한 뒤 정확한 감정 결과를 알려준다.

2. 시리얼 넘버 및 모델명을 조회하라


해당 홈페이지에서 간단하게 알아보는 방법도 있다. 제품의 시리얼 넘버나 모델명을 확인한 뒤 국내 공식수입업체 및 해당업체에 조회하면 정품인지 확인할 수 있다. 만약 등록되지 않은 제품이라면 판매업자에게 즉시 환불을 요구하고  해당 쇼핑몰을 가품 판매로 신고해야 한다. 신용카드로 구입했다면 먼저 카드사에 승인 중지를 요청하는 것도 금전적인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3. 관세청에서 발행된 수입신고필증을 확인하라


해외에서 들여온 물품은 관세청에 신고자의 상호, 거래 구분, 종류, 품목번호 등을 신고해야 한다. 정식으로 세관을 통과할 경우 수입신고필증이 발급되는데 이는 진품임을 확인할 중요한 근거가 된다. 소비자가 직접 관세청에 해당 상품의 수입신고필증을 확인하고 싶다고 요청할 수는 있지만 신고번호를 알아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때문에 판매업체에 먼저 관련 자료를 얻어낸 뒤 진행해야 한다.

4. 물건을 받았다면 꼼꼼하게 살펴라


물건을 직접 눈으로 보고 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쇼핑몰에서 소개하고 있는 제품과 다른 점이 없는지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주로 살펴봐야 할 곳은 ‘끈’과 ‘바느질’ 부분이다. 가품 시계나 가방의 경우 시곗줄, 가방끈 등을 연결하는 부위가 아무래도 허술하게 처리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안쪽까지 박음질이 고르게 돼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가품에 속지 않는 지름길이다.

5. 로고의 문양과 색이 확실한지 살펴라


의외로 소비자들은 유명 브랜드의 로고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 갈수록 교묘해지는 이미테이션에 넘어가고 있는 셈. 유명 브랜드의 로고 부분은 거의 흠집이 나지 않는 재질로 만들어져  있으며, 문양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두루뭉실하게 표현돼 닳은 듯한 느낌이 들거나 로고 부분이 색이 바래고, 금방 상한다면 가품임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대표는 “이미테이션 시장이 갈수록 커지면서 유명 브랜드 제품을 사는 소비자의 불안도 높아지고 있다”며 “갈수록 교묘해지고 정교해지는 가품에 속지 않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좀 더 발품을 팔고 똑똑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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