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은 ‘아니오’이다. 비가 오는 등 날씨가 좋지 않아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당일 행사가 진행됐다면 개인 사정으로 참가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간주된다.
특히 이와 관련된 공지가 이용약관, 동의 서약서 등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소비자 개인이 임의로 판단하지 말고 업체 공지와 이용약관, 환불 규정 등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1일 인천시 서구에 사는 권 모(여.22세)씨를 비롯해 40여명의 소비자들은 컬러 미 라드를 상대로 한 참가비 4만원 환불 요청이 묵살됐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권 씨와 컬러 미 라드 코리아 5K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14일 이색마라톤 ‘컬러 미 라드 5K’가 일산 킨텍스에서 열렸다.
2012년 미국에서 시작해 100여 개의 도시에서 펼쳐지고 있는 ‘컬러 미 라드’는 인체에 무해한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천연색 컬러파우더를 뿌리며 5km 마리톤 코스를 달리는 이색 마라톤 행사.
지난 7월 20일 아시아 최초로 서울 잠실을 시작으로 이후 9월 7일 인천 문학 야구장, 9월 14일 일산 킨텍스에서 펼쳐진 마라톤 행사에 2만5천명이 참여했다.
문제는 일산 행사 시작 전 며칠 동안 내린 큰 비로 소비자들이 행사 개최 여부를 놓고 혼란에 빠지면서 시작됐다.
홈페이지 Q&A 코너에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올 경우 취소될 수 있다. 홈페이지, 페이스북 공지를 주시해 달라’는 설명이 있어 참가자 중 일부는 행사가 치뤄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것.
비 소식을 접한 참가자들이 행사 연기를 요청했지만 행사 전날인 13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마라톤 행사를 진행한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당일 새벽 5시, 전국 각지에서 행사장으로 가려던 참가자 중 일부는 천둥 번개를 동반한 호우에 놀라 출발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행사 시작 시간인 오전 9시에는 거짓말 같이 비가 그쳤고 아무런 문제 없이 행사가 진행됐다.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참가자들이 환불 요청을 했지만 업체 측은 단박에 거절했다.
권 씨는 “전날 행사를 무조건 진행한다는 공지가 올라왔지만 당일 아침엔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비가 와 마라톤을 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웠다”며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진행 예정이던 나이키 트레이닝 런은 우천으로 취소돼 이 행사 역시 취소될 줄 알고 고객센터뿐 아니라 페이스북에 문의를 했지만 답변조차 없었다”고 토로했다.
‘컬러 미 라드 코리아 5K’ 측은 날씨와 상관없이 진행한다고 충분히 고지했기 때문에 환불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새벽까지 일산 지역 기상 예보를 계속해서 살펴본 결과 비가 그칠 것이라고 예상하고 행사를 진행한 것이며, 실제로도 오전 9시 비가 완전히 그쳐 참가한 모든 사람들이 행사를 즐겼다”고 설명했다.
호우특보라는 기상청 예보가 있었음에도 9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참가했으며 추가로 현장 등록한 인원도 있었다는 것. 참석하지 않은 채 환불을 요구하는 사람은 200여 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전자거래법에 따라 7일 이내 환불 요청은 무조건 수용, 이후 접수 마감까지는 양도 제도를 마련해 운영하지만 접수 마감 이후에는 기념품이 이미 지급됐기 때문에 환불이 안 된다”며 “이 같은 내용이 명시된 이용약관에 소비자들이 직접 동의한 뒤 신청을 했으므로 계약 내용에 따라 환불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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