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대기업 HP가 불량 노트북을 판매한 뒤 뒤처리를 나 몰라라하고 있어 소비자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다.
28일 서울시 영등포구에 사는 남 모(남.32세)씨에 따르면 남 씨는 얼마 전 구매한 노트북이 작동되지 않았지만 AS센터에서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해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 8월 21일 남 씨는 대형마트에서 HP노트북을 84만5천원에 구매했다. 출산 후 우울해 하는 아내를 위한 깜짝 선물이었다.
의기양양하게 노트북을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간 남 씨는 곧 난감해졌다. 새로 산 노트북에 초기 셋팅된 프로그램을 아무리 클릭해봐도 실행이 되지 않았기 때문.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 재설치도 해봤지만 어떤 것도 실행이 되지 않았다. 혹시나 싶어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음악 스트리밍 프로그램도 설치해봤지만 실행이 되지 않을 뿐 더러 소리조차 나지 않았다.
그렇게 1시간이 지났을까. 여러 방법을 시도하던 남 씨는 노트북 자체가 불안하게 동작된다는 생각에 재시도를 포기하고 구입처에 문의한 결과 'AS센터에 방문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다음날 정오 무렵 신도림에 있는 HP 강서 서비스센터에 방문해 OS(운영체제)문제라는 판정을 받았다. 제품을 AS센터에 입고시킨 뒤 OS를 재설치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남 씨는 “문제가 있다면 멀쩡한 새 제품으로 바꿔달라”며 교환을 요구했지만 서비스센터 측은 막무가내로 “정확히 어떤 문제인지 확인을 해봐야 한다”는 입장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제품을 맡긴 남 씨는 6시간 후 더 황당한 답변을 듣게 됐다. OS를 재설치하고 나니 멀쩡하게 잘 돌아가는 걸로 봐서 제품이 정상이라는 것이었다. 교환은 역시 안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새로 산 노트북의 OS를 재설치한 뒤 문제가 없었다고 말하는 HP측에 화가 났지만 프로그램 문제여서 교환이 안 된다는 말에 더 어이가 없었다는 남 씨.
하지만 수리를 끝낸 노트북도 HP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 시키자 다시 작동을 멈췄다. 다시 서비스센터를 찾아가자 “드라이브가 꼬인 것 같다. 하지만 프로그램 문제이므로 교환은 안 된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고.
말이 통하지 않는 업체와의 싸움에 지쳤다고 밝힌 남 씨는 “노트북을 다시 수리했지만 여전히 간헐적으로 소리가 들리지 않고 프로그램이 실행되지 않는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며 “아내에게 선물로 사준 것인데 오히려 기분만 나빠졌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대한 답변을 듣기 위해 한국휴렛펙커드(HP) 측에 여러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질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