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는 보통 용량 표기를 일반적 세탁 용량과 부피 기준의 저수조 용량(L)를 모두 표기하기 때문에 두 가지 기준을 모두 체크해야 구입 후 세탁 용량을 착각하는 오해를 사지 않을 수 있다.
30일 서울 도봉구 도봉2동에 사는 강 모(남)씨는 얼마 전 10년 넘게 사용하던 13.5kg짜리 세탁기를 버리고 28만9천 원을 주고 동부대우전자 14kg 세탁기를 구입했다. 수리 비용이 너무 많이 나와 새 제품을 사는게 낫다고 판단한 것.
구입 후 강 씨는 이불 빨래를 하려고 세탁기에 이불을 넣었다. 하지만 용량이 적었던 이전 세탁기에서는 무리 없이 저수조 안으로 들어간 이불이 용량이 500g 늘어난 새 제품에는 다 들어가지 않았다.
용량이 큰 제품의 빨래 용량이 오히려 부족하자 강 씨는 의문이 생겼고 천천히 외관부터 살펴보니 이전 제품보다 부피가 줄어든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했기 때문에 직접 제품을 살피지 않고 나열된 스펙만 체크한데서 발생한 오류였다.
황당한 그는 동부대우전자에 세탁기 용량이 잘못 표기된 것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고객센터에서는 세탁기 용량을 모터출력 용량으로 측정했기 때문에 측정 수치는 문제가 없다고 안내했다.
그럼에도 단순 용량 표기상으로는 세탁 용량이 늘어났는데 실제 사용 시 오히려 줄어든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구입 당시 세탁 용량 기준에 대한 설명을 본 적이 없었던 강 씨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대부분 표기된 용량만을 보고 구입하게 되는데 예전 제품과 비교했더라도 표기 용량이 큰 제품이 세탁 용량이 부족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억울해했다.
이에 대해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당 사는 모터가 감당할 수 있는 세탁용량인 '모터 출력용량'을 기준으로 세탁기 제품 용량을 표기하고 있고 이는 대부분 제조사들이 같은 조건으로 표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세탁기 제품 표기 용량은 일반적 세탁용량과 저수조 용량 두 가지를 모두 표기하도록 되어 있다.
일반적 세탁용량은 쉽게 말해 빨래가 마른 상태의 무게(kg)를 뜻한다. 저수조 용량은 세탁이 이뤄지는 저수조 안의 순수 부피(L)를 의미한다.
따라서 세탁기 구입 시 자신이 정확히 원하는 세탁기의 용량, 직전에 사용한 세탁기와 용량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일반적 세탁용량과 저수조 용량 두 가지를 모두 비교해야 한다.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관계자는 "국가 규격 상 일반적 세탁용량과 저수조 용량을 표기하고 있는데 업체들이 이야기하는 모터 출력용량은 결국 세탁 가능한 용량을 의미하는 것이다"면서 "두 가지 수치를 모두 표기하도록 권고하고 있기 때문에 세탁기 구입 시 참고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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