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습기 소비자 불만, 악취와 소음 가장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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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습기 소비자 불만, 악취와 소음 가장 많아
  • 유성용 기자
  • 승인 2013.07.09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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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급률 높아지면서 분쟁 늘지만 개인 체감차로 치부돼 해결 난망
 

장마철 성수기를 맞은 제습기 관련 불만이 다양해지고 있다. 

2009년 5만대에 불과했던 판매량이 올해는 약 140만여대로 예측될 만큼 '필수가전'으로 급부상한 만큼 관련 피해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대표 최현숙 www.consumerresearch.co.kr)가 소비자고발센터 등에 접수된 제습기 관련 불만 제보 조사 결과 올해 상반기 23건 중 6월 한 달간 16건(74%)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무더위가 극심했던 지난 해에도 제습기 피해 건수 29건 중 22건(75.8%)이 여름철(6~8월)에 몰렸었다.

불만 유형은 ▶제품 특성(소음, 냄새 등) ▶ 배송 불량 및 지연 ▶결제 및 환불 지연 등 다양했다.

특히 제습기 피해의 상당수가 냄새 및 소음과 같은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요소를 두고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해결이 지지부진한 편이다.

가령 '저소음'이라는 문구를 내 건 제품에서 신경을 자극하는 소음으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장마철 실내 사용 시 냄새 및 호흡기 관련 위생 문제도 제기되고 있지만 제품 하자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이 없어 소비자와 제조사간 갈등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현재 국내 제습기 시장에는 삼성전자, LG전자, 위닉스, 노비타, 위니아, 한일전기등 주요 가전업체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 사용 못할 정도의 지독한 악취 제습기, AS기사만 정상?

구입 후 3년 간 지속적인 악취가 발생한 제습기를 사용한 소비자가 참다 못해 불만을 터뜨렸다.

 

9일 광주 서구 화정동에 사는 이 모(여)씨는 2011년 제습기를 16만원에 구입 해 사용중이다. 하지만 구입 직후부터 가동시 악취가 나 AS기사를 불러 점검했지만 "새 제품이라 그럴 수 있다"고 진단해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고.

그러나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제습기 냄새가 심해지자 재 점검을 요구했고 제조사 자체 조사 결과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결국 이 씨는 견디다 못해 제습기 가동을 멈췄고 냄새를 판단할 기준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제조사 측은 "AS기사가 재차 방문해 점검할 예정이며 제습기가 환경에 따라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있어 하자로 쉽게 단정지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 '취급 시 주의사항' 무시한 채 거꾸로 배달된 제습기, "불안해~"

경남 창원시 상남동에 사는 이 모(여)씨는 취급 시 주의사항이 지켜지지 않은 채 배송 된 제습기때문에  사용을 주저하고 있다.

최근 장마철에 대비해 홈쇼핑에서 제습기를 구매한 이 씨는 며칠 후 배송된 물품 상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취급 주의사항과 달리 제품이 뒤집혀진 상태였던 것.

포장 박스에 붉은 색 주의 문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거꾸로 배송 돼 혹시 제품 내부에 윤활유가 쏟아진 것 아닌가 싶어 교환을 요청 했다.

하지만 교환 상품 역시 똑같이 거꾸로 배송돼 이 씨를 열불나게 했다. 그는 "만약 윤활유가 엎어진 상태에서 바로 제습기를 켜면 그 공기는 전부 소비자가 마시는 것 아니냐"며 판매 및 배송업체의 부주의를 탓했다.

홈쇼핑과 제조사 관계자는 "제습기가 엎어진 상태에서 배송됐다고 해도 윤활유가 중력에 의해 안정화 되도록 1~2시간 정도 대기하고 사용하면 문제가 없다"고 안내했다.

# 제습기 소음이 무려 50dB 육박, 저소음이라더니...

광주 광산구 신가동에 사는 방 모(남)씨는 제습기 소음 문제로 제조사와 갈등이다.

방 씨는 지난 달 '도서관 소음과 비슷한 35dB 저소음 제습기'라는 광고 문구를 보고 제습기를 43만원에 구입했다. 하지만 막상 배송된 가습기를 켜자 광고와 달리 요란한 소음이 발생했다.

제품 이상이라고 느껴 AS를 요청했지만 AS기사는 '정상' 판정을 내렸다. 객관적 자료가 되는 소음 측정을 요구했지만 AS기사는 소음 측정기조차 구비하지 않았다. 임시방편으로 스마트폰의 소음 측정기 어플로 측정한 결과는 48dB.

방 씨는 "개인차를 떠나서 광고한 내용과 동일한 35dB인지를 알고 싶다"고 요구했다.

제조사 측은 "제습기는 냉장고와 내부 구조가 비슷해 설치 환경에 따라 소음이 날 수 있지만 동급 모델 중 최저 소음을 자랑하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 소음·냄새 등 '주관적 요소' 두고 소비자-제조사 평행선

그동안 제습기는 에어컨, 가습기 등 다른 가전 제품에 밀려 크게 주목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해양성 기후인 이웃나라 일본의 제습기 보급율이 90%를 넘어선데 비해 우리나라는 지난 해 기준 보급율이 7.3%에 불과했기 때문.

하지만 지난 해부터 이어진 '제습기 열풍'으로  구매 수요가 폭발하면서  파생되는 다양한 문제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 중 가장 빈번한 것이  바로 '소음 문제'. 그러나 일선 현장에선 정확한 측정 도구없이 AS기사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 하자 여부가 가려져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다.

제조업계에선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 대부분을 차지하는 '압축기식 제습기'는 내부에 압축기(콤프레셔)가 돌아가 일정 소음이 날 수 있지만 최근 신제품들은 모두 35~40dB 소음을 구현할 수 있도록 '저 소음 콤프레셔'를 적용해 소음 문제도 해결했다는 입장이다.

제조업체 관계자는 "소음은 지극히 주관적 요소라 이를 근거로 무리한 요구를 하는 고객들이 많아 난감할 때가 많지만  최근 저소음이 추세라 소음은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냄새를 포함한 위생 문제 역시 짚고 넘어나야 할 중요 쟁점이다. 주로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사용하다보니 원인 모를 냄새에 대한 고충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지만 제조업계에선 '구입 초기의 일시적 현상'. '사용자의 관리 미흡'으로 치부하기 일쑤다.

결국 소음, 냄새 모두 의혹만 커져갈 뿐 주관적인 체감 차이라고 판단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공식 검증기관에 의한 정확한 측정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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