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마트폰 이용자가 3천만명을 넘어섰지만 분실·도난시 휴대폰을 빌려주는 임대폰 서비스는 사실상 무용지물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통신사들이 일선 대리점에 단말기를 제대로 공급하지 않아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았고 최근에는 스마트폰 이용자들에게 피처폰을 배정해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6~7년 전 출시된 피처폰을 편의제공 차원이라며 선심 쓰듯 제공하고 있다”며 “임대폰 서비스를 개선하려는 의지는 전혀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통신사들은 “임대폰은 휴대전화를 분실했을 때 단기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서비스지만 최근 중고 스마트폰을 구입하려는 고객들이 많아  임대폰으로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스마트폰 대중화 시대.."3G·4G 임대폰은 없어~"

22일 충남 계룡시에 사는 장 모(남)씨는 이달 초 스마트폰을 분실해 임대폰을 알아봤다. 국내에서 스마트폰을 사려면 통상 24~36개월 할부로 살 수밖에 없는데 올 연말부터 외국에 장기체류가 예정된 상황에서 새 스마트폰을 덜컥 사기엔 부담이 됐기 때문. 임대폰을 신청하기 위해 SK텔레콤으로 연락했으나 '2G폰 외에 3G폰의 임대는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중고 3G폰이 확보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대답이었다. 장 씨는 “3G/4G(LTE)폰이 회수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2G폰을 이용하라는 업체의 안내가  타당한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 ‘낡은’ 구형 피처폰 쓰라고?.."새폰 살 수밖에"

서울에 사는 김 모(여)씨는 지난해 가방이 열려져 있는 상태에서 돌아다니다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 서둘러 분실신고를 하고 KT올레플라자를 방문해 임대폰을 신청했다. 받은 임대폰은 박물관에나 모셔져 있을 법한 구형 폴더폰으로 스크래치가 많았고 배터리도 금방 닳았다. 하지만 바빠서 신형 임대폰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김 씨는 “임대 계약서를 보니 우수고객은 신형 임대폰도 가능해보였다”며 “휴대폰 분실 후 임대폰을 받는 절차는 어렵지 않으나 구형 임대폰을 견디지 못해 분실한 휴대폰 찾기를 포기하고 새 휴대전화로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 임대폰 받기 힘드네.."발품 팔고 이리저리 전화돌려"

작년 10월 휴대전화를 분실한 김 모(남)씨는 서비스센터가 어디 있는지 몰라 근처 LG유플러스 대리점을 방문해 임대폰을 받는 방법과 보상 방식에대해 문의했다. 대리점은 분실신고만 해주고 직영점으로 가서 문의하라고 했다. 직영점 측은  임대폰은 물량이 없다며 직접 114에 전화해 임대폰이 있는 매장을 일일이 알아보라고 불친절하게 대꾸했다. 고객센터는 전화 연결도 어려울뿐더러 계속 여기저기 전화를 돌려주기만 하고 제대로 된 안내조차 받을 수 없었다고. 임대폰을 어렵게 손에 넣은 김 씨는 “임대폰 받기가 왜 이렇게 힘드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 통신3사 임대폰 서비스 어떻게 다를까?

통신3사는 소비자의 편의를 위해 휴대폰 분실이나 파손시 매달 일정 금액의 임대료를 받고 휴대폰을 빌려주는 임대폰 서비스를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일반고객의 경우 30일까지, VIP고객은 180일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무료기간이 끝나는 달부터 매월 5천원씩 받고 있다. 최장  임대기간은 12개월이고  분실접수 고객에 한해 이용할 수있다.

KT의 경우 일반고객은 6개월까지, 우수고객은 1년까지 무료 대여가 가능하다. 휴대전화를 분실한 고객을 대상으로 하며 신형 임대폰은 우수고객에게만 제공된다.

LG유플러스는 일반·실버 고객은 15일까지, 골드·VIP고객은 180일까지 무료이고 최장 1년까지 임대가 가능하다. 유료기간에는 하루 100원~200원의 임대료가 발생한다. 휴대폰이 분실, 고장, 파손된 경우에 한해 임대폰을 신청할 수 있다.

휴대폰을 잃어버렸다면 먼저 분실신고와 정지신청을 한 후 지점이나 대리점을 방문해 임대폰을 신청하면 된다. 택배를 통해서도 임대폰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