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등 렌탈가전 꼼수 영업 기승..계약시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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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기 등 렌탈가전 꼼수 영업 기승..계약시 주의
  • 최혜원 기자
  • 승인 2013.06.28 0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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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에만 소비자 불만 114건...시장 경쟁 과열로 구조적 문제 산적
정수기, 연수기, 비데 등 렌탈 가전과 관련한 계약 관련 피해가 속출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일반 가전 제품의 주된 소비자 불만이  제품 하자와 AS불만족에 있다면  정수기 등 렌탈이 많은 제품군의 경우 단연 계약 관련 피해가 주를 이루고 있다.

28일 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대표 최현숙 www.consumerresearch.co.kr)가 올해 상반기에 소비자 고발센터 등에 접수된 정수기 등 렌탈 제품 '계약 관련' 소비자 피해 건수를 조사한 결과  총 114건으로 휴대전화 다음으로 계약 관련 피해가 많았다.

피해 유형별로는 ▶ 계약 내용 미이행(39건, 34%) ▶ 해지 시 과도한 위약금 청구(22건, 19%) ▶ 계약 해지 후 렌탈료 초과 납입(18건, 15%) 순이었다.

'코디', '플래너'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방문 판매원의 관리 부실, 계약 기간이 끝났음에도 렌탈료를 인출해 가는 식의 고질적인 문제가 여전했다.

최근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기존 가입자를 대상으로 새제품으로 교체를 유도해 이중으로 요금을 부과하는 꼼수도 크게 늘었다. 기기 교체 시 계약조항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 제품 하자로 기기 바꿔야 하는데 렌탈료 처음부터 다시 내라고?

서울 성내 1동에 사는 전 모(여)씨는 5년 넘게 교원 정수기, 비데를 사용해오다 지난 11월 신형 얼음정수기로 바꿨다.얼마 지나지 않아 정수기 내부에서 얼음 물이 제대로 배수되지 않고 얼음도 나오지 않아 두 차례 수리를 받았지만 증상이 개선되지 않자 담당자는 '모델 단종'을 이유로 새 제품으로의 교환을 추천했다고.
업체가 새 모델을 렌탈했으니 계약도 새로 맺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종용해 무엇인가 이상하다고 느낀 전 씨는 "내 실수로 제품을 교체하는 것도 아닌데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고 렌탈 비용도 더 비싼 것이 말이 되느냐"고 꼬집었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이전 제품의 하자와 신제품 구매는 별개의 문제"라며 "계약 해지 시 의무 설치 규정은 없고 고객 선택 사항"이라고 답했다.

# 렌탈 계약 종료 후에도 2년 간 요금 징수, 업무 오류?

서울 필운동에 사는 장 모(여)씨는 4년 전부터 청호나이스 세정기, 정수기를 사용해 왔다. 2년 전 담당 플래너가 최신형 세정기 교체를 권했지만 기존 제품에 만족해 거절했다고. 하지만 최근 남편 통장을 확인한 결과 렌탈료 완납 이후에도 2년 가까이 매 달 1만9천900원이 인출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장 씨는 "이전에도 요금을 잘못 징수하더니 이번엔 렌탈료를 확인 없이 인출한 것을 보면 상습적인 거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업무상 잘못 처리돼 추가 요금이 징수됐고 환불 처리 하겠다"며 사과했다.

# 연수기 새모델로 교체 생색내더니 이중계약

경기 포천시 노 모(여)씨는 5년 가량 코웨이의 정수기와 연수기를 렌탈로 이용해 왔다. 얼마전 영업사원이 방문해 연수기 새 모델이 나왔다며 교체를 권했고 계약기간이 남은 터라 위약금이 부담스러워 거절했다. 위약금 없이 처리가 가능하다는 말에 새 제품을 설치했는데 알고 보니 기존 연수기가 계약 해지 되지 않아 2대의 요금이 청구되고 있었다. 영업직원이 연락을 피해 사실 확인이 안된다는 이유로 본사 측도 뒷짐을 지고 있는 상태라는 것이 노 씨의 주장.
노 씨는 “마치 새 제품으로 교체를 해주는 서비스인 것 마냥 해놓고 이중요금 부과로 신용도록 떨어트리고 처리마저 나몰라라 하다니 어이가 없다”며 기막혀했다.
코웨이 측은 “사실 확인을 통해 빠르게 처리하겠가”고 약속했다.

◈ 수년간 반복된 문제 개선 미비...교육과 패널티가 해답 될까?

정수기 렌탈 계약 관련 불만은 수 년전부터 반복되고 있는 문제임에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피해 불만 제보 내용의 70%이상이 방문 판매원과 직결돼 있다. 관리 등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계약 해지나 기기 교체 등에 대한 처리가 규정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민원이 발생할 때마다 업체 측은 한결같이 "판매원들의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일률적인 답변을 하고 있지만 좀처럼 개선되는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독립사업자 형태로 운영되는 전담 관리사들의 불완전한 신분이 무리한 계약 연장 요구나 불공정한 계약을 만들어 내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체들 역시 관리상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패널티를 주는 등 규제를 하고 있지만 일부 관리사들의 변칙 행위가 쉽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

한 렌탈업체 관계자는 "불공정 계약이 이뤄지면 자사 규정에 의해 처벌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며 "가장 문제 되고 있는 계약 내용은 제조사 자체 인증 및 암호 시스템으로 담당 관리사도 함부로 볼 수 없게 되어 있고 상시 모니터링 제도, 패널티 강화 등 채찍을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과도한 시장 경쟁, 전담 관리사의 잦은 이탈 등 구조적인 문제가 여전한 만큼 변직적인 계약과 편법 영업을 둘러싼 진통을 게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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