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불만1위 배송·설치 지연..'대란' 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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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불만1위 배송·설치 지연..'대란' 재연?
  • 양창용 기자
  • 승인 2013.06.13 0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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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중순부터 주문 폭주...구매 시 설치 기간 등 조건 꼼꼼히 체크

"너무 더워 급하게 에어컨을 사서 설치되기만 기다렸는데 1주일 지나 품절이라는 연락 한번 하고 끝이었어요. 작년 여름 생각도 하고 싶지도 않네요." (서울 구로구 구로동 이 모 씨) 

"주문이 너무 밀려서 설치를 바로 할 수가 없다고 2주 이상 기다리는 바람에 9개월된 아이가 땀띠로 고생하고 생지옥이었어요." (광구 광산구 김 모 주부)
 

올 여름 살인 더위가 예고된 가운데 지난해에 이은 '에어컨  전쟁'이 올해에도 재연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해 연일 30도가 넘는 불볕 더위에 에어컨 수요가 폭발하면서 배송과 설치가 제 때 이루어지지 않아 생지옥을 맞 본 소비자들이 적지 않았는데 올해도 이같은 조짐이 일찌감치 나타나고 있는 것.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에어컨 주문이 5월 중순부터 폭주하고 있다. 지난해 '에어컨 대란' 영향인지 예년 에어컨 수요가 6~7월에 집중됐던 것과 달리 1개월 이상 빨라진 셈이다.

 

각 제조사 별 에어컨 판매량이 이미 전년 대비 3배 가량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관련업계는 한여름으로 갈수록  작년보다 더 치열한 에어컨 대란이  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어컨의 공급량은 물론 그에따른 배송및 설치 제공서비스도 공급에 한계가 있어  주문이 한꺼번에 폭주할 경우 '체증'이 심각해 질 수밖에 없다.

  
지난 여름 소비자고발센터 등에 접수된 '에어컨 배송 및 설치' 관련 소비자 불만은 총 134건에 달했다. 7~8월 두달새 하루도 빠짐 없이 2~3건의 민원이 접수된 셈이다.

피해 유형은 ▶ 배송지연(47건, 35%)과 ▶ 설치 불량(42건, 31%)이 절반 넘게 차지했고 뒤이어 ▶ 광고 내용과 다른 기능(25건, 18%) ▶ 기타(20건, 16%) 순이었다.

일반적인 가전 제품 관련 불만제보가 제품의 품질이나 하자 또는 AS문제와 같은 제품 자체의 문제에 치중돼 있는 것과 달리 에어컨 제보는 배송, 설치 관련 민원이 많은 것이 특징.

구입가가 100만원 단위를 넘어가고 불쾌지수가 하늘을 찌르는 한 여름에 발생하는 민원이다보니 소비자들의 불만 강도 또한 타 제품군보다 높았다.

◈ 성수기 온라인 매장 민원이 가장 많아

급증한 수요 탓에 에어컨 배송이 늦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각 제조사는 매년 초 한 해 에어컨 수요량을 계획하고 제작하는데 이상고온과 같은 예상치 못한 변수로 수요가 폭발할 경우 공급이 달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부 일선 대리점이나 오픈마켓에서 재고가 부족함에도 무리하게 주문을 받고 배송 날짜를 1~2주 이상 지연해 소비자의 민원을 촉발시키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재고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배송을 미루다가 약간의 웃돈을 얹어주면 즉시 배송을 한다거나, 이미 판매를 완료해 놓고 수요가 급증하자 '품절'이라며 구매취소 후 가격을 높여 판매하는 꼼수가 발각되기도 했다.

특히 일부 오픈마켓 등 온라인몰 업체들의 횡포는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앞선 배송 지연 사례 47건 중 주요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사례가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직영점은 본사 차원에서 관리가 가능하지만 온라인몰 개인 사업자의 경우는 숫자도 워낙 많고 직접적인 관여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되도록이면 각 제조사 공인 매장에서의 구입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국내 주요 오픈마켓들도 최초 배송날짜보다 지연되면 포인트를 제공하는 '배송지연보상제'와 불량 사업자들을 걸러내는 필터링 제도를 상시 운영하고 있지만 사각지대가 있어 100% 적발하긴 힘들다는 입장이다.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대표는 "현재 배송이나 설치 지연에 따른 별도의 보상 규정이 없다"며 "지연으로 인한 구매 취소 시 부당한 취소 수수료를 물지 않기 위해서는 배송일자나 설치 조건(추가 비용)등에 대한 조건이 어떻게 명시되어 있는지 화면 캡쳐 등으로 자료를 저장해 두는 건이 민원 발생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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