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증시 폭락에도 증권사 리포트는 여전 '매수' 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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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증시 폭락에도 증권사 리포트는 여전 '매수' 일색
  • 컨슈머리서치
  • 승인 2018.11.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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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상장사들의 실적 부진과 증시 폭락이 이어지고 있지만 주요 증권사에서 발간하는 리포트는 여전히 '매수(BUY)' 의견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과 상관없이 주가 하락을 오히려 저점 매수의 기회로 인식하고 매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일관되게 매수 의견을 제시하는 리포트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소비자문제 컨슈머리서치(대표 최현숙)가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9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 리포트 투자등급 비율은 대부분 80% 이상이 매수 의견에 쏠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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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자본 상위 20개 증권사 중에서는 교보증권(대표 김해준)의 매수 의견 비율이 96.9%로 가장 높았고 메리츠종금증권(대표 최희문)이 96.3%, 키움증권(대표 이현)도 95.9%에 달했다. 해당 증권사에서 발행한 리포트 100개 중에서 95개 이상은 매수(BUY) 의견이라는 의미다.

대형사 중에서는 미래에셋대우(대표 최현만·조웅기)가 87.6%로 가장 높았고 삼성증권(대표 장석훈)도 85%를 기록했다. 반면 KB증권(대표 윤경은·전병조)과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은 각각 75.2%와 78.8%를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매수 비율이 낮았다.

결국 금융당국이 증권사 리포트의 객관성 강화를 위해 지난해 9월부터 도입한 '목표가 괴리율 공시제'가 사실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 코스피 지수가 급락하는 등 증시 상황이 사상 최악이었지만 주요 증권사 리포트에서 매수 비율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

금융정보회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7월 1일부터 11월 14일까지 발간된 리포트 기준, 국내 10대 증권사에서 발간한 리포트의 매수 비율은 86.8%에 달했다.

해당기간 발간된 리포트 5654건 중에서 매도(SELL) 의견은 키움증권 2건에 불과했고 중립(HOLD) 의견은 379건이었다. 더욱이 목표주가와 의견을 제시하지 않은(Not rated) 리포트도 364건으로 중립 의견을 제시한 리포트 수와 비슷했다.

개별 증권사 별로는  신한금융투자(대표 김형진)가 93.1%로 가장 높았고 하나금융투자(대표 이진국. 92.0%)와 대신증권(대표 나재철.91.2%), 미래에셋대우(91.1%) 순으로 매수 비율이 높았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해당기간 발간된 리포트 753건 중에서 무려 701건이 매수 의견이었고 나머지 7건은 중립이었다.  투자 의견을 제시하지 않은 리포트도 45건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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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KB증권은 전체 리포트 581건 중에서 매수 의견은 435건으로 매수 비율이 74.9%에 불과해 가장 낮았다. 매도 의견은 1건도 없었지만 중립(HOLD) 의견이 106건으로 10대 증권사 전체 중립 의견의 28%에 달했다.

KB증권은 지난해 괴리율 공시제 도입을 앞두고 리서치센터 내부에 검수팀을 구성해 자료의 규정준수(컴플라이언스) 여부와 완결성 등을 점검해 리포트의 객관성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했다.

특히 승인위원회를 둬 애널리스트의 투자의견이 적정한지 엄격한 내부심사를 거쳤고 리서치 자료의 객관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종목에 대한 투자의견을 균형있게 관리해 매수 비중이 지나치게 높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목표로 한 '매수 비율 60% 이하'까지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지만 매도 의견을 과감하게 내기 어려운 업계 상황을 감안하면 현재 70% 내외로 유지되고 있는 매수 비율만으로도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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