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블랙박스, 300여종 모델 난립에 품질 분쟁 줄이어...'KS인증' 해답될까?

양창용 기자 consumer@consumerresearch.co.kr 2013년 04월 18일 목요일
교통사고 발생 시 사고 전 과정을 생생하게 기록해 이른 바 '교통사고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자동차 블랙박스. 그러나 한편에서는 화질 및 녹화 누락 등 제품 문제로 인해 실효성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대표 최현숙 www.consumerresearch.co.kr)가 소비자고발센터에 접수된 자동차 블랙박스 관련 소비자 상담 건수는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각각 60건과 45건이었다.

그 중 화질 및 영상 녹화 누락 등 기능 하자 관련은 67건, 계약 관련 불만은 38건이 접수됐다.

지난 해까지 국내 자동차 블랙박스 누적 판매량은 약 150여만대를 기록했고 올해 2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에만 300여 종의 모델이 난립해 품질 관련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화질 불량'의 경우 현재로서는 객관적 판단 기준이 없다보니 분쟁 발생 시 각자의 주장만으로 대립할 뿐 원만한 해결이 쉽지 않다.

◈ "사고 충격에 녹화가 안돼"...블랙박스 설치 목적이?

18일 전남 여수에 거주하는 김 모(남)씨는 교통사고 시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었던 블랙박스가 먹통이 돼 낭패를 겪었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11월 자택 주변에서 접촉사고를 당한 김 씨. 뒷 차가 들이받은 '추돌사고'로 빠른 속도가 아니었음에도 상당한 충격이 전해졌다고.

다행히 그 해 9월 차량에 블랙박스를 장착해 둔 상태라 사건 해결에 큰 문제없을 것으로 기대했다.

병원 통원 치료를 받고 보험 처리 수속을 밟은 김 씨는 보험사 측의 요구로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을 옮기던 중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아이러니하게도 사고 전 후 영상은 선명하게 녹화되어 있었지만  정작 필요한 사고 당시 영상은 귀신 같이 사라져 버린 상태였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자 AS센터를 찾았지만 "충격에 의해 사고 당시 영상촬영이 전혀 되지 않았다"는 담당기사의 말에 어이가 없었다는 김 씨.

사고 방지 및 증거물 획득을 위해 블랙박스를 설치했는데 사고 충격으로 녹화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납득되지 않았다. 업체 측에 지속적으로 항의했지만 제조사는 소비자분쟁규정을 근거로 구입가 환급이나 교환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끈질긴 노력 끝에 구입가 환급을 받아냈지만 영상이 없어 보험 처리에는 애를 먹었다.

이에 대해 팅크웨어 관계자는 "충격에 의해 녹화가 되지 않은 건 일반적인 설명이 아닌 김 씨 제품에 한한 설명이었다"면서 "우선적으로 무상수리를 안내했으며 고객 만족 차원에서 전액 환불조치를 내렸다"고 입장을 밝혔다.

◈ 화질 논란 두고 소비자-제조사 첨예한 갈등

같은 블랙박스 화질을 놓고 소비자와 제조사가 서로 다른 의견으로 충돌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경북 예천군에 사는 김 모(여)씨는 지난 달 구입한 블랙박스의 화질이 주변 차량을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여서 사용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홈쇼핑 광고 시 '깨끗한 화질'이 마음에 들어 3아이리버사의 X300과 X330 모델 하나씩을 구매했는데 막상 달아놓으니 성능이 딴판이라는 것.

야간 운행시 앞 차량 번호판 조차 식별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밝은 주간에도 옆 차로의 번호판도 구별되지 않을 정도라는 것이 김 씨의 주장. 이전에 사용하던 타 사 구형 모델 제품 화질이 오히려 더 선명하게 보일 정도였다고.

제품 하자라고 확신한 김 씨는 녹화본을 첨부해 고객센터에 상담 의뢰하자 제조사측은 영상 분석결과 '정상'이며 번호 식별이 어려웠던 것은 차량 유리 청결상태 및 조명 반사에 의해 화질이 흐려졌기 때문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김 씨는 "그런 말을 들을 것 같아 영상 촬영시 미리 세차를 하고 촬영했었다"며 "홈쇼핑 광고 때는 주,야간 차량식별에 문제가 없다고 호언장담하고 이제서야 상황이나 환경 탓하며 핑계를 대고 있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아이리버 관계자는 "화질 문제의 경우 개인마다 시각의 차가 크고 차량이 주행하고 있는 장소와 조명에 따라서도 화질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블랙박스 기능 수행에는 지장이 없다고 판단을 해 정상 판정을 내린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 'KS인증' 도입 둘러싸고 갑론을박...해답될까?

블랙박스를 둘러싼 분쟁의 가장 큰 원인은 제품 이상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뚜렷한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현재 블랙박스는 판매 전 방송통신위원회 전파연구소에서 발급하는 'KC인증(국가통합인증)'을 의무적으로 발급받고 있지만 이는 '전자파 관련' 인증이라 제품 기능과 품질을 판단하는 척도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반면 오는 6월부터 새롭게 도입 예정인 'KS인증'은 품질기준 체크에는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강제성이 없어 블랙박스 시장에 정착해 순기능을 발휘할 지 미지수라는 평가다. 기술표준원 측도 '블랙박스 KS규격 제정'의 주된 목적을 블랙박스의 안전 기준과 관련 분야의 표준 용어를 제정하는 것에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관련 업계의 반응도 각양각색이다.

한쪽에선 KS기준 도입이 현재 난립한 블랙박스 시장을 다소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취득 의무는 없지만 같은 제품을 비교한다면 소비자들은 당연히 KS인증을 받은 제품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는 것.

국내 한 생산업체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블랙박스 기능 관련 하자는 중국 OEM과 같은 저가 제품에서 주로 나타나 국내 주요 고급형 제품과는 큰 연관성은 없다"며 "KS인증이 본격 도입되면 그에 맞는 제품 출시를 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쪽에서는 제품 당 최대 1천만원에 달하는 KS 인증 절차에 대한 부담감과 더불어 현재 수준으로도 KS 기준에 맞춘 제품을 만들고 있어 한발 늦은 불필요한 제도라는 부정적 목소리도 내고 있다.

KS인증이 그동안 논란의 연속이었던 블랙박스 품질 논란에 새로운 기준으로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저작권자 ⓒ 컨슈머리서치 (http://www.consumerresearch.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