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키즈폰, 내구성 부실하고 AS센터도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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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키즈폰, 내구성 부실하고 AS센터도 부족
  • 컨슈머리서치
  • 승인 2018.08.2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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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할 땐 대기업 간판 내세우고 사후서비스는 모르쇠

# 헐거워진 이음새 사이로 떨어진 액정 경기도 평택시에 사는 이 모(여)씨는 얼마 전 딸아이를 위해 LG유플러스에서 출시한 ‘카카오프렌즈 키즈워치’를 선물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사용은 그림의 떡이었다. 목걸이 악세서리가 구입 3개월 만에 끊어지는가 하면 다시 구입한 제품도 이음새가 빠지는 등 지속적으로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최근에는 헐거워진 이음새 사이로 액정이 떨어지면서 사용이 불가능해졌다. 이 씨는 “액정 수리비가 무려 11만3000원으로 기기값과 맞먹는 가격”이라며 “억울한 소비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제품”이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 서울에 단 3곳…접근성 최악 서울시 성북구에 거주하는 김 모(여)씨는 SK텔레콤에서 구입한 키즈폰 ‘준3’가 고장나 AS센터를 직접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서울에 위치한 AS센터가 3곳밖에 없었고 가장 가까운 종로AS센터도 대중교통으로 40분이나 걸릴 만큼 접근성이 떨어졌다. 김 씨는 "키즈폰의 경우 잔고장이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AS센터도 부족해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택배 의뢰시에도 1주일 이상 소요되는터라 AS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사들이 앞다퉈 출시한 키즈폰이 ‘저품질’ 논란으로 몸살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AS망 부족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올해 1월부터 이달까지 접수된 키즈폰 관련 민원만 해도 23건에 달한다. 대부분 위치 추적 등 기본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약한 내구성으로 인한 파손 문제다. ‘동일 부위 3회, 다른 부위는 총 5회 고장 시 환불 가능’처럼 통신사의 자체 규정 기준이 높아 실제 교환 환불이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게다가 서울이나 수도권 등 대도시 지역에 거주하지 않는다면 AS를 받는 것도 쉽지 않다. 키즈폰 제조사가 대부분 중소기업인 탓으로, AS센터의 부족과 함께 부품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SK텔레콤은 올해 출시한 쿠키즈미니폰의 AS를 ‘서비스N'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서비스N은 같은 계열사인 SK네트웍스서비스가 운영하는 AS센터로 전국 53개의 지점을 갖추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출시된 쿠키즈워치 준1, 2, 3의 경우 서울에 위치한 준 메인 AS서비스센터 3곳과 서비스N 24곳 총 27개소에서 수리할 수 있다. 대부분 수도권과 대도시에 몰려있는 만큼 외곽 지역에서는 접근이 어렵다.

LG유플러스가 출시한 쥬니버토키와 카카오프렌즈 키즈워치의 수리는 TG삼보서비스센터가 대행한다. 전국 96개의 지점을 갖추고 있어 비교적 AS가 수월한 편이지만 부품 수급이 불안정해 모든 지점에서 바로 서비스 받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카카오프렌즈 키즈워치의 경우 카카오프렌즈 키즈워치 콜센터로 접수하면 택배 픽업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KT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올해 2월부터 AS정책을 ‘수리’에서 ‘리퍼’로 바꿨기 때문이다. 리퍼는 구매자의 단순 변심으로 반품된 정상품과 성능에 큰 문제가 없는 초기 불량품, 전시 제품, 미세한 흠이 있는 제품 등을 업체에서 수리, 재포장 등의 정비를 통해 다시 판매하는 제품을 말한다. 현재 250여개의 KT직영 매장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다만 리퍼제도가 아직까지 국내에서 생소한 만큼 거부감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통사가 좀 더 책임을 갖고 키즈폰 판매에 나서야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판매할 때만 자신들의 간판을 내세울 게 아니라 대기업에 걸맞는 사후 서비스도 함께 제공해야 된다는 주장이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키즈폰을 구입할 때 제조사 보다는 이통사를 보고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이통사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제품 품질 향상과 사후 서비스에 대한 이통사의 책임은 클 수밖에 없다”며 “지금 보다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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