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수입차, ‘안전한 차’ 명성은 옛말…엔진 고장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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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수입차, ‘안전한 차’ 명성은 옛말…엔진 고장 잇달아
  • 컨슈머리서치
  • 승인 2017.09.2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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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블록 깨짐, 리콜 사유 필요한 중대사안
#사례1. 김해시 무계동에 사는 김 모(남)씨는 지난 2013년 4천만 원가량의 볼보 V40을 구매했다. 7만km가량 운행했을 무렵, 오일 부족 경고등이 뜨더니 이후 누유량이 급격히 증가했다. 정밀 검사 결과 엔진 블록에 크랙(갈라짐)이 발견됐고 업체측은 엔진 교체를 권고했다. 무상보증기간이 지난 탓에 수리비만 1천200만 원이 나왔고, 비용 부담을 느낀 김 씨는 사설 업체에서 800여만 원을 들여 엔진을 교체해야만 했다. 김 씨는 “제조상의 결함이 의심돼 볼보측에 크랙의 원인을 밝혀달라고 요청했지만 힘들다고만 한다”며 “무상보증기간이 지났다 해도 8만km밖에 타지 않은 차에 중대결함이 발생했는데 일체 보상받지 못하는 건 부당하다”며 억울해 했다.

#사례2. 안양시 안양동에 사는 김 모(남)씨는 5천400만 원 상당의 S60 2013년식 D5를 운행 중이다. 김 씨는 지난해 8월 냉각수 부족 경고등이 뜨면서 냉각수를 보충했다. 이후에도 냉각수가 줄어드는 증상은 계속됐고, 결국 서비스센터의 안내대로 200만 원을 들여 엔진 가스켓을 교체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증상은 개선되지 않았다. 결국 서비스센터로부터 “헤드변형이 의심된다”며 엔진 교체를 권고 받았다. 수리비만 1천150만원. 김 씨는 “몇 차례 항의 끝에 할인을 받아 가스켓 교체 비용을 포함해 750만 원에 엔진을 교체했다”면서 “하지만 엔진 교체 직후에도 문제가 많아 현재 차량을 다시 입고시킨 상황”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사례3. 경기도 남양주시에 사는 박 모(여)씨는 지난 2013년 8월 볼보 V40 D4를 구매했다. 차량을 3년6개월, 6만500km 남짓 주행했을 무렵, 냉각수 저하 경고등이 떴다. 이밖에도 수차례 엔진오일부족 경고등이 떠서 서비스센터 방문하는 등 지속적인 불편을 겪어왔다는 주장이다. 검사 결과 엔진 블럭에 금이 가 엔진을 교체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박 씨는 “지속적인 점검과 소모품 주기적 교환 등 평소 차량 관리에 소홀치 않았다”면서 “6만1천km도 주행하지 않은 차에 엔진 결함이 말이 되냐”며 황당해 했다.

안전한 차의 대명사인 볼보자동차(승용차 부문, 대표 이윤모)의 일부 디젤 엔진 모델(V60, S60, V40 등)에서 엔진 중대 결함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올 들어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볼보 엔진 블록 균열 또는 헤드 변형과 관련된 민원이 다수 접수되고 있다. 볼보의 경우 다른 완성차 브랜드와 달리 유독 '엔진 결함' 피해에 제보가 집중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부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볼보차의 엔진 제조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까지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에는 “볼보차가 2010년에 중국 업체에 매각된 이후 기술력이 퇴보하고 있다”는 말까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최근에 볼보차가 2020년 이후부터 내연기관차 대신 전기차 등 친환경차 모델만 출시하기로 결정한 것도 “엔진 기술력에 자신감 결여 때문”이라는 우스갯 소리까지 돌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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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車업계 “엔진 블록 깨짐, 변형 일반적 증상 아니야…리콜 사유 충분”


자동차 업계에서는 엔진 블록 깨짐이나 변형이 일반적인 증상이 아니며, 리콜 사유로도 충분할 만큼 중대사안이라는 의견이 많다.

한 자동차 정비업계 관계자는 “엔진 블록 깨짐이나 긁힘, 변형 등의 증상은 아무리 차량을 혹사시킨다 하더라도 일어나서는 안 된다”면서 “얼마전 리콜된 현대차 세타2 엔진 역시 이와 비슷한 문제로 세간을 들끓게 한 적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개 이 같은 증상은 오일 윤활이 제대로 안되거나, 워터 코어가 안 돼 열 변형이 일어나면서 발생한다”며 “하지만 일반적으로 차량 운행을 하면서 이런 현상은 흔치 않고, 더욱이 7~8만km 주행한 차량에서 이같은 현상이 일어났다면 리콜까지도 고려해볼 수 있는 중대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차량에서 유사한 결함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면 충분히 자체 결함을 의심해볼만 하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볼보코리아 측은 “현재 내부적으로 정확한 내용을 파악 중이다”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한편 볼보차는 올 7월까지 전년도 동기 대비 약 36.5% 증가한 4천136대를 판매하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같은 판매호조에 힘입어 볼보차는 국내 목표 판매대수를 기존 6천300대에서 6천500대로 상향 조정했다.

볼보차는 최근 고객 만족도 제고를 위한 네트워크 확장과 서비스 품질 향상 계획을 밝혔다. 볼보차는 올해 국내 시장에 1천억 원을 투자해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전년 대비 37.5% 늘려 연말까지 각각 22개의 공식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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