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재 무게' 포함시킨 과일세트 불법 판매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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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재 무게' 포함시킨 과일세트 불법 판매 성행
  • 컨슈머리서치
  • 승인 2015.12.10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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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몰 제품 3개 중 1개는 박스무게 포함...농수산물 품질관리법 정면 위반
명절 선물로 과일세트가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일부 온라인몰들이 두껍고 무거운 포장재 무게를 과일 중량에 포함시켜 판매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농수산물 품질관리법을 정면 위반하는 변칙 영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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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업체들은 판매 사이트에 아예 ‘박스 무게 포함’이라는 문구까지 당당하게 표기해 판매하고 있어 선물 수요가 많은 추석을 앞두고 단속이 시급한 실정이다.

23일 컨슈머리서치가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 대형 온라인몰 11개 판매사이트를 대상으로 총1천100개(각 사이트별로 무작위 100개 선별) 과일세트 판매 실태를 조사한 결과 345개(31.3%)가 ‘박스무게 포함’이라는 문구를 명시한 채 판매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상품 3개 중 1개는 실 중량이 부족하다는 결론이다.순수하게 과일만의 실제 중량을 제대로 밝힌 경우는 193개(17.5%)에 불과했다. 절반이 넘는 나머지 618개(56.2%)는 ‘총 중량’이라고만 표기해 과일만의 무게인지 박스를 포함한 것인지 실제로 받아보기 전에는 알 수가 없었다.

농수산물 품질관리법을 정면 위반해 박스무게가 포함됐다는 문구를 명시한 제품이 가장 많은 곳은 개인판매자들의 장터인 G마켓, 옥션, 11번가, 인터파크 등 오픈마켓으로 400개 중 194개로 무려 절반(48.5%) 가까이 되는 상품에 ‘포장재 포함’이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3사의 경우 총 300개 박스 과일 중 27.7%에 달하는 83개가 ‘포장재포함’ 혹은 ‘박스무게 포함’으로 표기된 상품을 팔고 있었다. GS샵, CJ몰, 현대H몰, 롯데아이몰 등 대형 온라인몰 역시 400개 중 68개(17%)를 ‘포장재 포함 무게’ 등으로 표기했다.

과일 박스의 경우 무거운 중량을 견디기 위해 무겁고 두껍게 제조돼 통상 1~1.2kg에 달한다. 그만큼의 중량을 소비자들이 손해 보는 셈이다.

실제로 컨슈머리서치가 무작위로 5개 박스과일을 직접 구매한 결과 4개 제품의 중량이 박스무게를 포함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스무게 포함’이라는 문구를 명시하지 않은 2개 제품 모두 박스 중량이 포함돼 있었다.

관련업체들은 박스무게까지 포함된 중량을 제품 상세 설명페이지에 명확히 기재하고 있고 애초 생산지에서부터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관련 법률에 따르면 이는 엄연히 규정 위반이다. 

농수산물 품질관리법 시행규칙뿐 아니라 농산물 표준규격 역시 ‘농산물의 거래 시 포장에 사용되는 각종 용기 등의 무게를 제외한 내용물의 무게 또는 개수’라고 정의하고 있다.

미리 총 중량에 박스 무게가 포함돼 있다고 안내했다 하더라도 관련법을 어긴 셈이다.

물론 배송 중에 수분이 날아가는 등 실 중량에 오차가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허용 오차 범위를 법으로 정해놓고 있다.

‘식품 등의 표시기준(식약처 고시)’ 중 ‘표시된 양과 실제량의 부족량과 허용오차(범위)’에 따르면 무게에 따라 달라지지만 보통 허용오차는 1~1.5%다. 예를 들어 4kg짜리 오렌지의 허용오차 가능 무게는 60g, 10kg짜리 사과는 150g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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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에서 운영하는 계량에 관한 법률 ‘정량표시상품의 허용오차’에도 같은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개수는 50개 이하일 경우 오차가 있어서는 안 되며 50개가 초과될 경우에만 ‘표시량의 1%를 반올림한 정수값’을 허용부족량으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표기된 개수가 80개일 경우 1%는 0.8개이며 반올림할 경우 1개가 된다.

컨슈머리서치가 오픈마켓 A사에서 산 8kg 무게의 사과 ‧ 배 세트(5만9천900원) 한 상자도 총 무게는 8.2kg로 표기보다 200g 무거웠다. 하지만 박스 무게가 1.6kg에 달해 실 중량은 6.6kg로 1.4kg이나 부족했다. 오차범위인 120g과는 무려 10배 넘게 가까이 차이 났다. 소비자는 사과(400g)와 배(700g) 각각 1개씩을 손해 본 셈이다.

소셜커머스 B사에서 구매한 4kg짜리 사과 한 박스도 총 무게는 4.6kg(구입가 1만8천900원)였으며 실중량은 3.5kg에 불과했다. 중량 차이가 500g으로 오차범위인 60g를 8배 이상 넘기는 셈이다.

농림식품축산부 관계자는 “제품 포장 박스에 표기된 무게는 박스 무게를 제외한 실 중량으로 표기하는 것이 맞다”며 “농수산물은 특성상 수분이 날아갈 수 있지만 이 역시 오차 범위 안에 있어야 하므로 1kg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대표는 “과일 박스의 경우 크고 두꺼워 무게가 많이 나가는데 이를 제품 중량에 포함시켜 판매하는 것은 불법적 영업 관행”이라며 “관계기관의 지속적인 점검과 더불어 업체들의 책임 있는 유통관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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