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골' 교복, 한정수량 제작해 사이즈 구하기 힘들고 끼워팔기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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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골' 교복, 한정수량 제작해 사이즈 구하기 힘들고 끼워팔기 성행
  • 박기오 기자
  • 승인 2013.03.04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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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기를 맞아 교복 관련 소비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어 제품 구매 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새학기를 맞아 교복구매에 나선 학부모들은 20~30만원 이상을 호가하는 유명 교복 가격에 등골이 휜다.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아이가 원하는 브랜드 교복을 사주려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자녀의 치수에 맞는 교복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것. 교복업체들이 재고를 줄기기 위해 치수별 한정분량만 사전 제작하기 때문이다.

제품이 한정되어 있다보니 사전에 예약해 둔 제품을 다른 구매자에게 판매해 버리는가 하면, 교복에 체육복 끼워팔기등  일선 가맹점들의 횡포가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당장 아이들을 등교시켜야 하는 학부모들은 울며겨자 먹기로 강제구매를 하거나 매장 측 처분을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

이에 대해 교복업체 제조사들은 교복 제작기간은 원단의 수급, 봉제 등을 거쳐 3개월 정도가 걸리는 데 신학기에 맞춰 미리 확보해 둔 제품을 판매하며 사이즈가 남아있지 않은 경우 추가 제작해 신학기에 맞추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학교가 배정된 후 신학기가 시작되기 전 2월 중후반에 교복 주문이 몰린다. 자녀들의 입학에 맞춰 교복을 미리미리 사두는 것이 입학 시 교복을 입지 못하게 되는 불상사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현재 국내 유명브랜드 교복업체는 스마트, 아이비클럽, 엘리트, 스쿨룩스 4곳으로 전체 시장의 85%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할인가에 예약해 둔 교복, 판매해 버리고 나 몰라라

4일 서울 구로구 구로3동에 사는 박 모(남)씨는 지난 2월 9일 설 연휴에 중학교 입학예정인 아들과 교복 구입을 위해 A업체 매장을 방문했다.

마침 '10만원 할인행사 중'인데다 설 연휴가 지나면 할인 적용이 안된다는 매장 측 안내에 바지와 와이셔츠 하나씩을 더 추가해 28만원짜리 교복을 예약했다고. 판매원에게 예약금을 걸어둬야 하는지 묻자 '문제 없다. 예약만 해두면 상품을 가져다 놓을테니 다음주에 찾아가면 된다'는 확답을 받았다.

일주일 후 박 씨는 하루 전 미리 예약해 둔 교복을 찾으러 가겠다고 매장 측으로 연락해 두고 방문했다. 전일까지 아무 말이 없던 매장 측 답은 기가 막혔다. 판매할 교복이 없다는 것.

알고보니 전 일 근처 중학교의 졸업식이 있어 교복을 사려고 방문한 고객이 몰리자 박 씨가 예약해 둔 교복까지  판매해버린 것.

황당해 하는 박 씨에게 돌아온 답은 '재고가 없으니 다른 매장으로 가 구매하라'는 무책임한 말이 전부였다. 박 씨는 "대형업체가 고객과의 약속을 이렇게 가볍게 내쳐버릴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라며 "10만원 할인 예약을 해 둔 거라 일부러 정가에 팔아버린 게 아닌가 싶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 "교복 사지 않으면 체육복은 못 팔아"

제주시 삼도2동의 김 모(여)씨는 체육복만 구입하려다가 판매처로부터 거부당했다.

김 씨는 지난달 15일 B교복 매장에서 30만5천원에 교복을 구매했다. 당시 체육복도 함께 구입하려 했지만 아이에게 맞는 사이즈가 없어 구입하지 못했다고.

같은 브랜드의 다른 여러 매장에도 알아봤지만 사이즈를 찾을 수 없어 결국 C브랜드 교복 매장을 방문했다.

하지만 매장 측 직원은 원하는 사이즈 조차 물어보지 않고 '체육복이 없다'고 딱 잘라말했다. 이유를 묻자 '교복과 체육복은 세트 판매라 체육복만 따로 판매하지 않는다'는 것.

윤 씨는 "2만5천원짜리 체육복이 없다고 30만원이나 하는 교복을 또 살 수는 없지 않냐"며 "유명브랜드 업체들의 횡포가 도를 넘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 재고 없는 제품 무작정 팔아 놓고 차일피일

인천 남구 주안 3동의 경 모(여)씨는 D브랜드를 믿고 교복을 구입했다 애를 태우고 있다. 개학을 며칠 앞두고 있는  지금까지 교복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

경 씨는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딸을 위해 지난달 16일 23만9천원을 주고 브랜드 교복을 구입했다. 매장에 아이의 사이즈에 맞는 거라곤 교복 스커트와 조끼밖에 없어 나머지는 입고 되는대로 받기로 하고 결제를 했다고.

그러나 열흘이 지나도록 매장 측은 감감무소식인 상황. 경 씨는 "당장 연휴가 지나면 등교를 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아무 연락이 없다"며 "재고가 없다면 무리해서 판매하지 않아야 하는 거 아니냐"며 답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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