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번' 절반만 먹어? 베이커리 빵 1회 제공량 멋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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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번' 절반만 먹어? 베이커리 빵 1회 제공량 멋대로
  • 최혜원 기자
  • 승인 2013.12.09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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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지고 단 빵 적게 표시하고 담백한 제품은 여유있게 책정
 

유명 제과업체에서 판매하는 빵의 1회 제공량이 제각각이어서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아무런 기준없이 기름지고 단 빵은 1회 제공량을 적게 표시하고 담백한 제품은 높게 표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주 고객층인 여성이나 어린이들이 1회 제공량에 포함된 포화지방과 나트륨함량등이 높을 경우 부담스러워 할 수있다는 점을 고려 1회 제공량을 자의적으로 책정하고 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9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에서 판매하는 빵 500여 종을 조사한 결과 1회 제공량이 11g부터 189g까지 들쭉날쭉했다. 그중에서도 2회 이상으로 나눠먹는 빵의 경우 파리바게트는 45~120g, 뚜레쥬르는 50~96g으로 차이를 보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고시한 ‘식품 등의 표시기준 별지 3’에 따르면 빵류의 1회 제공기준량은 70g이며, 1회 제공량 범위를 47~139g으로 정하고 있다. 70g을 기준으로 하되 오차범위를 67~200%까지 허용하는 것.

하지만 실제로는 오차 범위를 넘는 1회 제공량도 적지 않은데다 억지로 1회 제공량을 적게 만들어 현실성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1회 제공량에 포함된 포화지방, 나트륨 함량 등 영양 성분을 적어보이게 만들기 위한 꼼수라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같은 1회 제공량이지만  커피번은 고작 반쪽(45g)인 반면 단팥빵은 6개(120g)로 거의 3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실제로 파리바게뜨 ‘커피번’의 경우 총중량인 90g이 기준범위 안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45g을 1회 제공량으로 하고 있다. 문제는 1회 제공량만 하더라도 포화지방이 6g에 달해  하루 권장량(15g)의 40%에 육박하고 있다. 90g 1개를 1회 제공량으로 할 경우 포화지방은 두 배인 12g, 하루 권장량의 80%에 달하게 된다. 커피번 하나를 사서 절반만 먹고 보관했다가 다시 먹는 경우가 거의 없는 점을 감안할 때 현실성없는 표시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마찬가지로 파리바게뜨 ‘크림치즈시나몬롤’은 총중량 110g, 1회 제공량 55g이다. 이 역시 1회 제공량에 포함된 포화지방은 4.6g(31%)이며, 총중량으로 계산하면 9.2g(62%)에 달한다. 총중량이 96g, 1회 제공량 48g인 ‘돌돌 시나몬페스츄리’도 포화지방 수치가 4.4g(29%)에서 8.8g(58%)로 증가했다.

역시 영양성분을 적게 보이기위해 일반적으로 한번에 먹는 빵의 1회 제공량을 둘로 갈랐다는 의심을 살 수 있다.

뚜레쥬르 ‘순애플홍차브레드’는 총 중량이 200g이었지만 1회 제공량은 50g에 불과했다. 4번에 나눠먹거나 4명이 함께 먹어야 하는 셈이다. 제품 자체가 크기도 하지만 50g으로 나눈 것은 포화지방 수치가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순애플홍차브레드’ 1회 제공량의 포화지방 수치는 4.5g으로 하루 권장량의 30%에 달한다.

‘데니쉬식빵’ 역시 총중량 232g을 4회에 걸쳐 나눠먹으라고(1회 제공량 58g) 권장하고 있다. 포화지방 수치는 1회 제공량 기준 9g(60%)에 달한다.

반대로 포화지방이나 나트륨 함량이 적은 제품은 1회 제공량을 비교적 여유있게 책정했다.

파리바게뜨 ‘곡물 가득 브라운브레드’는 총 중량이 220g이었으나 1회 제공량은 110g으로, 커피번, 크림치즈시나몬롤 등에 비해 두 배 이상의 중량을 자랑했다. 하지만 중량이 높은 것에 비해 포화지방 2.5g(17%), 나트륨 390mg(20%) 등 비교적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총중량 240g인 ‘엘핀단팥빵’ 역시 두 번에 나눠먹도록(1회 제공량 120g) 권장하고 있었다. 엘핀단팥빵의 포화지방은 1g(7%), 나트륨 250mg(13%)에 불과했다.

역시 포화지방, 나트륨 수치가 적은 식빵류(순블루메리 미니식빵)는 대체로 1회 제공량이 90g에 달했다. 물론 포화지방 함량과 상관없이 1회 제공량 중량을 정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소비자의 식습관을 고려하지 않은 편의적인 기준이라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명확하게 정해놓은 기준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영양성분보다는 빵의 특성과 시장조사 등을 통한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1회 제공량을 결정한다”며 “영양 성분 밸런스가 맞지 않으면 조정하긴 하지만 식약처에서 정해놓은 기준 범위를 지키는 만큼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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