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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지나 고장나면 폐기?'유상수리'없는 수입품AS 논란

품질보증기간 끝나면 리퍼비시·보상판매만 가능...추가비용 소비자 몫

양창용 기자 consumer@consumerresearch.co.kr 2013년 10월 14일 월요일
 

국내 실정과 맞지 않은 일부 외국계 제조사의 AS정책이 도마위에 올랐다. 소비자 보호를 위해 명시된 소비자 분쟁해결기준의 유상AS를 아예 봉쇄하고 있기 때문.

이렇다보니 고가 제품을 구입하고 대개 1년 정도인 무상보증기간을 지나 제품이 고장나면 수리 대신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보상판매 정책을 통해 정상가의 70~80% 가격인 리퍼비시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

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대표 최현숙)가 소비자고발센터에 접수된 수입산 제품의 유상AS 불가 관련 피해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 9월까지 총 22건이 접수됐다. 지난 해 총 26건 대비해 소폭의 증가했다.

이같은 유상AS 봉쇄는  수입산 음향 및 가전기기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  수리 위주의 국내 AS정책과 교환 위주의 해외 AS정책이 충돌하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업체들은 '본사 AS정책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앵무새 답변만 반복하고 있다..

피해 소비자들은 "제조사나 수입처의 입장에 유리하게 유상AS를 아예 차단하는 거라면 무상보증기간을 연장하거나 보상판매 한도를 늘여야 한다"고 구조적인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 먹통된 아이폰 수리불가, 리퍼제도 몰라?

지난 해 4월부터 애플 '아이폰4'를 사용하고 있는 이 모(남)씨는 지난 6월 휴대전화가 먹통되는 이른 바 '벽돌폰'이 되는 끔찍한 상황을 맞았다.

애플 기술지원센터와 수차례 전화통화를 하며 개선책을 찾아봤지만 소용이 없자 공식 AS센터를 찾은 이 씨는 수리 불가 판정과 리퍼폰 구입 안내를 받았다. 애플 정책 상 무상보증기간이 지난 모델에 대해선 수리가 아닌 기존 중고부품을 가공해 조립한 리퍼폰을 할인 가격에 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퍼폰의 가격은 약 20만원 남짓.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국내 휴대전화 제조사가 대부분 유상 AS로 수리를 진행하고 있지 않으냐고 따졌지만 당 사 정책 상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반복됐다고.

이 씨는 "리퍼폰마저 최소 7~10일간 기다려야 받을 수 있고 해당 기간에 사용할 임대폰도 지급할 수 없다고 하더라. 국내 실정과 전혀 공감대가 없는 애플의 명성은 익히 들어왔지만 이 정도일 줄 몰랐다"며 기막혀했다.

# 연결잭 고장난 25만원짜리 헤드폰 쓰레기될 처지

2년 전 CJ E&M에서 수입 판매하는 '닥터드레'헤드폰을 24만9천원에 정품 구입한 전남 여수시 봉계동의 음 모(남)씨.

얼마 전 멀쩡하던 헤드폰이 먹통돼  유선상으로 AS를 문의하자 "무조건 불가능하니 새 제품을 구입할 수 밖에 없다"는 뜻밖의 안내는 받았다. 30% 할인의 보상판매였지만  고작 연결잭 부분 고장으로 2년 만에 17만4천300원을 주고 제품을 재구입해야하는 상황이 황당했다.

그는 "아무리 공지한다고한들 유상수리가 전면 불가능한 AS정책이 과연 상식적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CJ E&M 음악사업부문 관계자는 "본사에서는 시중에 가품이 워낙 많아 수리용 부품이 생산되지 않는 정책을 준행하고 있어 유상AS는 불가능하다"면서 "다수 헤드폰 업체 역시 부품수리보다는 유상교환 방식으로 AS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 스피커 컨트롤러 고장 "버리고 새로 사~" 

서울 구로구 오류1동에 사는 하 모(남)씨는 로지텍 코리아에서 수입, 판매하는 스피커를 수 년전 40여만원에 구입했다.

1달 전부터 스피커 컨트롤러에 이어 전원마저 고장나 수리를 신청했고 제품 보증기간(구입 후 1년)이 경과된 제품이라 수리가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대신 새 제품을 할인가로 구매할 수 있도록 쿠폰을 지급하겠다고 생색을 냈다.

 

하 씨는 "1년 지나면 유상AS조차 안된다니... 보상판매 운운하며 혜택을 주는 듯 생색내지만 누가 20~30만원을 주고 같은 스피커를 다시 구입하겠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로지텍 코리아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무상AS 1년이 지나면 유상 수리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유상AS가 없는 것은 맞다"면서 "제품 종류에 따라 부품교체와 같은 유상AS가 가능한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 소비자법과 배치되는 유상수리 불가 정책, 개선 방법 없나?

AS관련 분쟁에서 기준이 되는 것은 바로 소비자 기본법 내에 명시된 '소비자 분쟁해결기준'이다. 일반적으로 가전 및 음향기기는 무상AS기간 1년에 이후 각 품목별로 정해진 부품보유기간까지 유상AS를 제공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다수 외국계 업체는 리퍼비시 제품으로  1대1 유상교환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 소비자분쟁해결기준를 따르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본사 정책에 따라 유상AS가 불가능해 지사 입장에서는 달리 방법이 없다"면서 "부품 수급도 쉽지 않고 비용도 만만치 않아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입업체들의 이같은 유상교환 AS정책은 국내 소비자들의 거센 저항을 받고 있다.

재구입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 멀쩡한 제품을 폐기해야 하는데대한 비난이 거세다. 이런 점을 노리고 사설 AS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나지만 사설업체 수리 시 정품 보증서비스 효력을 잃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소비자 관련 분쟁을 주관하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따르면 유상수리를 거부하는 행위 자체는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이를 법적으로 제재 혹은 계도할 수 있는 권한이나 관련 법률은 없다.

공정위 관계자는 "제조사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불공정한 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이 명백히 입증되면 문제가 되겠지만 유상수리 대신 교환 정책으로 이득을 보는 소비자들도 있어 실질적으로 유상수리 정책을 실시하지 않는 제조사의 불공정성을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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