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수리비의 '불편한 진실', 검찰서 밝혀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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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수리비의 '불편한 진실', 검찰서 밝혀질까?
  • 유성용 기자
  • 승인 2013.09.16 0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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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 수리비로 수입차 공포 커져..대체 부품 활성화등 대안 찾아야
 

# 미션 교체 비용이 무려 580만원? 2009년 닛산 로그를 3천300만원에 구입한 경남 거제시 능포동에 사는 조 모(남)씨는 출퇴근용으로 이용하던 중 지난 7월 중순부터 심한 차떨림을 느껴 AS센터에 차량을 입고했다. 엔진 오일을 제 때 보충하지 않아 미션이 마모됐다며 미션 교체를 안내했다. 교체 비용은 무려 580만원. 수입차 수입비용이 높다는 생각에 미리 인터넷으로 사전 조사를 했다는 조 씨는 비용의 산정 기준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조 씨는 "부품 교체비가 580만원이라니...중고차 한대 살 수 있는 금액이다. 차 운행을 하려면 부품 교체를 하지 않을 수도 없고 난감하다"며 답답해했다. 닛산 코리아 측은 수리비용이 정당한 금액으로 문제될 것이 없지만 고객만족 차원에서 대폭 할인해 주겠다고 밝혔다.

# 30만원으로 낚아서 130만원 덤터기~ 서울 강남구 삼성2동에 사는 김 모(여)씨는 지난 6월부터 2008년형 볼보 S80 차량(당시 차량가격 약 5천만원)의 송풍 관련 팬이 고장나 공식 서비스센터에 입고시켰다. 담당기사는 저항만 바꾸면 90% 이상 작동 가능하다며 팬 교체를 안내해 30만원을 주고 수리를 마쳤다. 증상이 개선되지 않아 재 입고하자 대시보드를 뜯어내고 팬을 교체해야한다며 100만원의 비용을 추가 요구했다. 처음부터 제대로 진단을 하지 못해 연거푸 비용을 청구하는 센터가 못미더워 수리를 중단하고 원상 그대로 대기해 달라고 요청한 김 씨. 며칠 후 서비스센터 측은 느닷없이 추가수리비 130만원을 청구했다. 김 씨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멋대로 부품을 교체해버린 것. 수리비 반환을 요구했지만 어쩔 수 없다는 발뺌이 이어졌다. 다행히 민원 제기로 공임비 30만원을 제외한 금액을 돌려받았다는 김 씨는 "차주의 동의도 없이 멋대로 수리하고 4배가 넘는 비용을 편취했다. 수리 과정 및 비용 산출 내역까지 꽁꽁 숨기고 있다"며 투명한 운영을 요구했다.

운전자라면 도로 위에서 수입차는 무조건 피하는 것이 불문율이다. 접촉사고 정도의 파손에도 국내 소형차 구입가에 맞먹는 수리비용이 청구되는 현실을 아는 운전자들에게 수입차 수리비는 공포의 대상이다.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대표 최현숙)가 운영하는 소비자고발센터에도 수입차량 수리비용 바가지 의혹이 수없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 확인요청 때마다 업체 측의 답변은 한결 같다. 수입 가격과 기술료 등을 감안해야 하며 국산차와의 단순 비교는 무리가 있다는 원론적인 주장이다.

최근 수입차 업체 및 딜러사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실시되면서 이전부터 논란을 빚었던 수입차의 과도한 수리비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BMW 딜러사인 코오롱모터스·한독모터스·도이치모터스, 메르세데스벤츠 딜러사인 한성자동차·더클래스효성, 폴크스바겐 딜러사 클라쎄오토, 아우디 딜러사 고진모터스, 렉서스 딜러사 앨앤티렉서스, 도요타 딜러사 효성도요타 등 9곳을 대상으로 압수수색한 결과 국산차에 비해 최대 6배 가까이 챙겨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과도하게 부풀려진 수입차업체들의 수리비 폭리 횡포에 과연 어떤 해결 방안이 마련될 지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 치솟은 부품 값의 대안 마련 시급,

 

수입차 수리비 부풀리기 의혹은 어제 오늘 문제가 아니다.

올 7월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국내 수입 신차 구입가격 대비 주요 부품 수리비를 조사한 결과 판매가 5천900만원짜리 재규어 XP2.0P 럭셔리 모델 앞, 뒤범퍼를 교체하기 위해선 약 452만원이, 5천800만원하는 렉서스 CT 200H는 약 255만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동급의 국내차 에쿠스나 제네시스 모델이 공임비를 제외하고 앞 뒤 범퍼 가격이 50~60만원 선을 밑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입 업체들이 평균 4~5배 가량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결론이다. 교통사고 발생시 여러 부품을 교환한다는 점과 차량 감가가격을 감안한다면 2~3번 정도 수리를 하면 차 값을 고스란히 까먹게 되는 셈이다.

현재 수입차의 부품 공급은 직영 딜러에 의한 '독점 구조'로 되어 있어 공식적인 가격 확인조차 어려운 구조다. 부품가 대부분이 공개돼있는 국산차와 대조된다.

비 순정 부품 사용이 활성화 된 미국의 경우 순정 부품(OEM부품)이외에도 다양한 대체 부품에 대한 품질인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병행수입부품이나 재활용 부품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제공해 소비자들의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하고 있는 것.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국내에서의 수입차 OEM부품 생산과 대체 부품 활성화를 위한 공식인증기관 설립 단 2가지면 수입차 부품 가격 문제는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인식이나 수입업계의 부정적인 반응들이 걸림돌"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수입업체 관계자는 "병행수입부품과 같은 비 순정부품은 안전성이 결여될 뿐만 아니라 사용 시 정상적인 AS도 보장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안전을 담보로 이러한 주장을 내놓는 것은 억측"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 

치솟는 부품 값에 대한 대안 마련을 위해 국회도 고심하고 있다. 지난 6월 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대표 발의한 '자동차 관리법 일부개정 벌률안'에 따르면 수입차의 수리비 폭리 문제 근절을 위해 OEM 부품 뿐만 아니라 성능과 품질이 동일한 대체품 사용을 위한 품질인증 절차 대안이 담겨져 있다.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대표는 "수입차 부품 값 폭리 문제는 수 년전부터 제기됐던 '불편한 진실'이었지만 이번 일부 수입업체 및 딜러사 압수수색으로 다시 주목을 받게 됐다"면서 "그동안 베일에 가려진 부품비와 공임비의 공개는 물론 소비자들의 선택권 보장을 위해 안전성이 검증 된 비 순정 부품에 대한 허용 논의가 필요할 싯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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